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이트를 찾고 있다면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이트를 찾는 사람은 대개 급합니다. 지금 자리에 앉아 있는데 화면이 비어 있고 누가 지나갈 시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검색 결과를 하나씩 열어 보다가 대부분 실망합니다.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은 검은 바탕에 초록 글자가 빠르게 흘러가는 화면입니다. 아무 키나 눌러도 글자가 쏟아지니 처음에는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이건 영화에 나오는 해커 화면이지 회사에서 쓰는 화면이 아닙니다. 옆자리에서 한 번만 봐도 무엇인지 알아챕니다.
두 번째로 나오는 방법은 실제로 쓰는 업무 도구를 그냥 켜 두는 것입니다. 이쪽은 생김새가 진짜라 안전해 보이는데 대신 위험합니다. 스크롤을 내리다 잘못 누르면 열람 기록이 남고 남의 문서를 열면 그 흔적도 남습니다. 한가한 것을 감추려다 더 곤란해집니다.
그래서 필요한 화면의 조건은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우리 회사에서 쓸 법하게 생겼을 것. 십 분 뒤에 다시 봐도 같은 자리에 멈춰 있지 않을 것. 그러면서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CHUCK은 이 세 가지를 맞추려고 만든 화면입니다. 주소를 열어 두면 이십 초 안팎에 한 번씩 메신저 알림이 뜹니다. 결재함에는 몇 분에 한 건씩 새 문서가 올라오고 지표 숫자도 조금씩 바뀝니다. 잠깐 자리를 비웠다 돌아와도 화면이 아까 그대로가 아닙니다.
알림 문구도 회사에서 실제로 오갈 법한 말로 채웠습니다. 누가 자료를 요청하고, 누가 확인 부탁을 남기고, 어디선가 일정이 밀립니다. 화면 구석에 잠깐 떴다가 사라지는 그 문구가 사실 이 화면에서 제일 자주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사람들이 남의 모니터에서 읽어 내는 것도 딱 그 정도입니다.
화면은 두 종류 가운데 고를 수 있습니다. 개발팀 자리에 어울리는 화면과 브랜드 지사 사무실에 어울리는 화면입니다. 업종이 전혀 다른 자리라면 후자 쪽이 덜 튑니다.
전부 화면 안에서만 벌어지는 일이라 회사 시스템에는 아무 기록도 남지 않습니다. 로그인도 설치도 없습니다. 주소만 열면 그 자리에서 시작하고 창을 닫으면 끝납니다.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화면이 급한 날에는 chuckmode.com을 열어 두세요.